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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근 경험담 하나 공유합니다 (인공지능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을까 잘 모릅니다). 제 전공분야의 책을 하나 마무리했습니다. 영어로 쓴 책이라 문법 교정을 한 번 받고 싶어 교정 업체를 물색하다보니 editage란 회사가 제일 눈에 띄더군요. 견적을 받았는데, 글자 당 얼마. 이렇게 계산을 하다보니 액수가 상당합니다. 울며 겨자 먹기로 맡기긴 했는데요.

사실 늘 영어로 논문 쓰는 일을 하다 보니 영어 문장 구성은 별 무리 없이 잘 합니다. 다만 세밀한 문법 실수가 있을까봐 부탁한 것이지요. 교정 업체에서는 그런 사정을 잘 모르니, 무조건 분량에 비례해 값을 매깁니다.

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grammarly란 프로그램이 있더군요. 영어 문장을 입력하면 문법이 싹 수정된 문장을 뱉어 줍니다. 통 문단을 넣어주면 잠시 뜸을 들였다가 수정된 문단을 토해 냅니다. 기본적인 정관사 오류나, 쉼표 삽입 문제 등을 잘 지적하더군요. 회사 홈페이지 설명에 따르면 웹 검색한 영어 문장을 토대로 일종의 기계 학습된 고유 프로그램을 갖고 있나 봅니다. 

몇가지 불만족스러운 점:

이과 전공 서적이다 보니 수식이 많습니다. pdf 파일을 통째로 올리면 여기서 수식과 영어 문장을 구분해서, 수식은 그냥 놔 두고 (어차피 교정 불가능하니까) 영어 문장만 골라 문법 수정해 주기.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을 텐데 없네요. grammarly는 아예 pdf 파일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를 못하는 것 같고, 아마 워드 파일만 올릴 수 있나 봅니다.

각 전공 분야마다 사용하는 고유 언어가 있습니다. 그러나 grammarly는 그런 고유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일반적인 단어로 대치하고 싶어 합니다. 각 전공 분야마다 특화된 문법 교정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. grammarly for physics, grammarly for medicine, 이런 식으로요. 전공 분야별로 특화된 문법 교정 프로그램을 만다는 시도를 하는 게 가능할까요? 이미 어디선가 시도하고 있을까요? 아니면 이미 있을까요?

인공지능 세상이 오면 없어질 직업 중에 동시 통역사, 번역가가 있다고 들었는데. 제가 보기엔 그 전에 먼저 이런 문법 수정해 주는 사업이 먼저 기계 학습으로 대체될 것 같네요.
Posted by uniqueone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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